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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8-04-11
한국신발 과거·현재·미래 담은 신발박물관 가 볼까요?
한국신발 과거·현재·미래 담은 신발박물관 가 볼까요?
대지와 인간 사이에 신발이 있었다. 신발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도구다. 동물 중에 유독 인간만이 신발을 신고, 생각할 줄 알고, 언어를 사용한다. 신발은 호모사피엔스의 오래된 친구라고 할 수 있다. 부산진구 개금동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한국신발관이 지난 3월 26일 개관했다. 부산은 신발산업의 태동지인만큼 신발에 대한 뚝심이 있다. 예전 신발산업의 영광을 되찾자는 염원들이 모여 멋진 한국신발관을 세웠다. 한국신발관 1층은 슈즈 아트홀로 안내데스크와 멀티홍보관·신발기업관·판매장으로 구성했다. 2층은 슈즈 뮤지엄으로 우리나라 신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전시실과 유명인들이 신었던 신발 등을 볼 수 있는 기획 공간이 있다. 3층은 북카페와 세미나실, 인력양성관이 있고, 6층과 7층은 신발기업 입주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1층 멀티홍보관에는 전시된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판매장과 신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신발 편집샵도 들어설 예정이다.

▶영화 1987에서 강동원이 신은 신발 전시

한국신발관에 가면 영화 1987에서 주인공 고(故) 이한열 열사로 열연한 강동원과 여자 친구 연희 역을 맡았던 김태리가 신었던 운동화를 직접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신발제작사는 영화사 측이 제공한 자료로 7개월에 걸쳐 완벽하게 운동화를 복원해 냈다. 민주화를 위해 최루탄 자욱한 거리를 뛰었던 신발이 바로 부산이 만든 타이거 신발이다. 신발기업관에 있는 주황색 로봇 팔이 쑥 튀어 나와 신발 밑창에 접착제를 도포하고 있다. 와~ 관람객들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숙련공처럼 정확하다. 나란히 있는 3D프린터(3차원으로 입체적인 물건을 찍어내는 기계)는 금형제작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 신발 제작기간을 단축시켰다. 40일 제작기간을 단 1주일로 줄였다. 일반기계는 같은 모양과 색상을 찍어내지만, 3D프린터를 이용하면 매번 다른 디자인과 색상이 가능하다. 풋프린팅 체험물은 족압측정기로 나의 발 상태와 보행습관을 분석해 준다. 체험 후 나에게 딱 맞는 신발을 추천받을 수 있다. 여덟팔자로 걷는 팔자걸음, 엉덩이를 쭉 빼고 걷는 오리걸음, 발끝이 안쪽으로 향하는 안짱걸음,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는 까치걸음 등 발모양과 걸음걸이를 체크해 주는 족압측정기 부스는 인기다. 맞은편 판매장 코너에는 알록달록 앙증맞은 아기 장화가 전시돼 있다. 발가락 부분을 넓게 만든 장난꾸러기 신발은 아이들의 발 성장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이란다. 모든 전시품은 부산에서 생산하는 메이드 인 부산으로 제품의 질이 명품 못지않다.

▶ 우리나라 신발 역사 한눈에 볼 수 있어

2층 슈즈 뮤지엄 고무신 전시장에서는 여학생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검정고무신을 신은 남학생이 머슴 흉내를 내며 몸 개그를 한다. 추억은 세대를 뛰어넘어 즐거움을 준다. 고무신은 직접 신어 볼 수 있는 체험물이다. 신분과 용도에 따라 구분된 조선 시대의 신발 구경에 마음을 홀린다. 삼국시대 이전에 서민들이 삼으로 만들어 신던 신발 미투리는 마혜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운혜는 신코와 뒤축에 구름무늬가 있는 사대부가의 부인들이 신던 가죽 신발이고, 태사혜는 아기들이 신던 신발, 기혜는 기생들이 신던 화려한 장식의 신발이며 당혜는 코와 뒤축에 당초문양이 수놓인 양반집 부녀자들이 신던 신발이다. 여자들의 발을 묶어 성장하지 못하도록 했던 중국의 전족도 볼 수 있다. 귀족의 드높은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최대 30㎝ 높이로 만들었다는 프랑스 신발 초핀 등 기후와 신분에 영향을 받은 세계 전통신발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310mm 거대한 신발 앞에서 관람객들이 혀를 내두른다. 이 신발은 부산출신 유도선수 하형주가 신었던 신발이다. 하 선수의 별명은 왕발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 레슬러가 신었던 레슬링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신었던 등산화, 농구선수 서장훈이 신었던 농구화, 야구선수 이대호의 야구화, 축구선수 이동국의 축구화 등이 전시된 유명인 신발 전시물은 모두 기증받은 귀한 신발이다.

▶ 세계 전통신발 구경하는 재미 쏠쏠

가난하고 배고팠던 시절, 부산은 신발로 먹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발공장은 부산경제의 젖줄이었다. 신발산업이 1960~80년대까지 수출과 경제에 혁혁한 공을 세운 만큼, 그 밑바탕에는 신발노동자의 땀과 눈물이 스며있다. 지독한 본드 냄새와 열악한 환경에서 쉴 새 없이 미싱을 밟고, 밑창을 붙이고 나면 손발이 퉁퉁 부었다고 한다. 그때 함께한 동지가 바로 2층 역사관에 전시된 신발 재봉틀이었다. 숱한 애환이 서린 그 시절의 신발재봉틀 앞에 서면 숙연해진다. 고단했던 시간의 낮은 한숨이 아득하게 들려 올 것만 같다. 전시물 벽면에는 산업역군이라 불리던 노동자들의 치열했던 삶이 깨알처럼 박혀 있다. 사면 사고 말면 마시오! 거만한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광복 이후 석유화학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고무신을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이보다 신통방통한 물건이 어디 있었을까. 저잣거리에서 배를 벅벅 긁으며 드러누워 있어도 돈을 버는 사람은 고무신 장사뿐이었다. 섬돌 위에 고무신 세 켤레가 놓인 소박한 상상은 마음의 온기를 불러 온다. 당시 한국 사람의 보편적 발 치수는 남자가 10문 5(250㎜)에서 11문(260㎜), 여자는 17문(225㎜)에서 20문(240㎜)이라고 한다. 국제상사·삼화고무·동양고무 등은 부산의 경제를 책임져 준 고마운 기업이다. 한국신발관에 오면 기억 속에서 사라진 그리운 기업들의 제품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 당시 귀에 익은 왕자표·말표·기차표·범표·타이어표 등 신발의 역사를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고, 신발산업의 성장과 그 속에 숨어 있는 피나는 노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자부심이 천년의 맥을 잇는다고 했던가. ‘한국신발관’을 봄나들이 목록에 꼭 추가하시길!

<자료출처 : 함께 나누고 싶은 부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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